산동읍분회 사무실에 무료이발관 운영
2023 자원봉사대축제 대한노인회장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지난 1년간 어르신 720여명의 머리를 깎아 드렸다.”
경로당 회원들과 읍민들에게 무료로 이발을 해주고 있는 산동봉사단의 권성배 단장(84)의 말이다. 이 봉사단은 구미시의 나누리봉사단과 협력해 한 달에 한 번 무료 이발 봉사와 함께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산동봉사단은 대한노인회 경북 구미시지회 소속으로 2023년 3월에 결성됐다. 70~80대의 남(16명), 여(4명) 20명 대부분이 산동읍분회 소속의 경로당 회장들이다.
산동읍 분회장을 맡고 있는 권성배 단장은 “분회 건물에서 자그맣게 이발관을 운영하던 분이 타지로 나가게 되자 주민들이 머리를 깎을 장소가 없어 불편을 겪는 걸 보고 문을 열게 됐다”며 “이발관 전 주인이 이발도구와 의자 등을 그대로 두고 나간 덕에 따로 비용이 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산동읍 분회는 관내에 18개 경로당, 회원 800여명을 두고 있다.
권 분회장은 “침체돼 있던 분회를 봉사단 활동으로 쇄신했다”며 “인근의 여러 분회 중에 유일하게 우리만 자원봉사단을 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
산동읍 경로당에선 주 2~3일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권 분회장은 손수 재배한 농작물을 부식으로 제공하는 등 헌신적으로 분회를 이끌고 있다.
산동읍 분회가 운영하는 무료이발관은 4평 공간에 머리를 깎는 의자가 두 개놓여 있다. 지난해에는 한 달에 두 번 문을 열었으나 올해는 봉사활동 지침에 따라 한 달에 한 번, 정해진 요일에 문을 연다. 지난 9월 3일에는 어르신 18명이 머리를 깎았다.
산동읍분회 사무장으로 있는 박배구(68) 봉사단원은 “구미시의 나누리봉사단(단장 최옥순) 4~6명이 교대로 분회를 찾아와 이발 봉사를 하고 있고, 나머지 다른 단원들은 이발관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등을 청소하고, 분회 가까이에 있는 산동물빛공원 등지의 쓰레기를 줍는 환경정화 봉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옥순 나누리봉사단장으로부터 뒤늦은 나이에 미용기술을 배워 봉사에 나선 길금남(72) 산동봉사단원은 “나누리봉사단과 노인회 봉사단 양쪽을 번갈아서 활동하느라 몸은 좀 힘들지만 이발 후 깔끔해진 모습의 어르신들로부터 ‘감사하다’는 인사의 말을 듣는 순간 수고를 잊고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무료이발관를 이용하는 주민 대부분은 남성들이다.
김승환 봉사단원(우미5차경로당 회장)은 “여성 한 분이 커트를 한 적이 있지만 대부분은 남성 손님들”이라며 “이발을 한 후 들고 온 옥수수, 호박, 파 등을 놓고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3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대한노인회장상을 수상했다.
이재호 구미시지회장은 “마을에 이발소가 없어 불편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해 분회가 나서서 사무실 일부를 무료 이발관으로 운영해 노인회 위상이 높아졌다”며 “특히 늦은 나이에 미용기술을 습득해 봉사하는 열정이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 백세시대